그리스가 9일(현지시간) 열린 내각 회의에서 3차 구제금융을 지원받기 위한 새로운 개혁안을 승인하고 이를 채권단에 제출했다. 유럽 정상들이 요구한 개혁안 제출 마감 시한인 9일 자정보다 2시간 앞당겨 제출을 완료했다.
10일 그리스 일간지 나프템포리키가 공개한 그리스 개혁안 전문에 따르면 개혁안에는 연금 삭감과 부가가치세 개편, 국방비 치출 감소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향후 2년간 세수 증대와 재정 지출 삭감을 통해 재정수지 개선 규모가 120억~130억 유로로 제시돼 있다. 그리스가 지난달 22일 제출한 개혁안에서 제시한 79억 유로보다 40억 유로 이상 많다.
구체적으로 현재 연금체계가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0.25~0.5%, 내년 GDP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줄일 수 있는 연금 개혁안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조기 퇴직에 불이익을 주고 2022년까지 법정 은퇴연령을 67세로 상향하기로 했다. 또 저소득 노령자에 지급하던 추가 연금을 2019년까지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채권단이 요구해온 부가가치세(VAT) 조세 기반 확대도 반영됐다. 그리스는 레스토랑 등 외식업에 VAT 세율을 현행 13%에서 23%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다만 국방비 부문에서는 올해와 내년 각 1억 유로, 2억 유로를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4억 유로 삭감을 주장한 채권단의 요구에는 못 미쳤다. 그리스가 개혁안을 제시하고 3차 구제금융으로 앞으로 3년간 지원받고자 하는 금액은 최소 535억 유로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그리스 정부가 제출한 긴축 규모는 그리스 유권자들이 거부한 협상안의 규모보다 두드러지게 크다”며 “2주 간의 은행 영업 중단으로 경제가 사실상 마비되면서 부도를 막을 다른 선택 여지가 없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이번에 그리스가 마련한 새로운 개혁안이 지난달 채권단이 그리스에 제안한 협상안과 상당부분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위해 혹독한 재정 긴축을 감수하는 쪽으로 결정하면서 오는 12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앞두고 그리스와 채권단의 협상 타결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풀이했다.
문제는 국민투표에서 거부한 채권단의 제안보다 긴축 정도가 강해진 제안이 10일 의회에서 통과될 수 있을지 여부다. 가디언은 “집권 급진좌파연합(시리자)는 당 내부뿐만 아니라 국민투표에서 긴축안에 반대표를 던진 노동조합ㆍ청년그룹 등으로부터 만만찮은 반발에 부닥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10일 그리스 일간지 나프템포리키가 공개한 그리스 개혁안 전문에 따르면 개혁안에는 연금 삭감과 부가가치세 개편, 국방비 치출 감소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향후 2년간 세수 증대와 재정 지출 삭감을 통해 재정수지 개선 규모가 120억~130억 유로로 제시돼 있다. 그리스가 지난달 22일 제출한 개혁안에서 제시한 79억 유로보다 40억 유로 이상 많다.
구체적으로 현재 연금체계가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0.25~0.5%, 내년 GDP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줄일 수 있는 연금 개혁안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조기 퇴직에 불이익을 주고 2022년까지 법정 은퇴연령을 67세로 상향하기로 했다. 또 저소득 노령자에 지급하던 추가 연금을 2019년까지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채권단이 요구해온 부가가치세(VAT) 조세 기반 확대도 반영됐다. 그리스는 레스토랑 등 외식업에 VAT 세율을 현행 13%에서 23%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다만 국방비 부문에서는 올해와 내년 각 1억 유로, 2억 유로를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4억 유로 삭감을 주장한 채권단의 요구에는 못 미쳤다. 그리스가 개혁안을 제시하고 3차 구제금융으로 앞으로 3년간 지원받고자 하는 금액은 최소 535억 유로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그리스 정부가 제출한 긴축 규모는 그리스 유권자들이 거부한 협상안의 규모보다 두드러지게 크다”며 “2주 간의 은행 영업 중단으로 경제가 사실상 마비되면서 부도를 막을 다른 선택 여지가 없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이번에 그리스가 마련한 새로운 개혁안이 지난달 채권단이 그리스에 제안한 협상안과 상당부분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위해 혹독한 재정 긴축을 감수하는 쪽으로 결정하면서 오는 12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앞두고 그리스와 채권단의 협상 타결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풀이했다.
문제는 국민투표에서 거부한 채권단의 제안보다 긴축 정도가 강해진 제안이 10일 의회에서 통과될 수 있을지 여부다. 가디언은 “집권 급진좌파연합(시리자)는 당 내부뿐만 아니라 국민투표에서 긴축안에 반대표를 던진 노동조합ㆍ청년그룹 등으로부터 만만찮은 반발에 부닥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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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가 개혁안을 일부 받아들였다. 은행에서 일정금액 이상 인출 불가능하게 규제를 했음에도, 영향력은 적었기 때문이다.
긴축재정을 통한 재정 확보가 이루어지긴 하겠지만, 얼마만큼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마냥 그대로 두자니 세계로 퍼져나갈 여파도 크다고 생각한 채무자들이 여지를 준 것도 사실이지만,
중요한 것은 그리스 당국의 실천의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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